오페라의 유령

메인 테마곡과 함께 샹들리에가 천천히 끌려 올라갈 때부터 다른 세상으로 빨려 들어간 기분이었다. 꿈을 헤매고 돌아오니 어떻게 그 경험을 표현해야 좋을지 모르겠다. 으.... 한 번 더 볼 듯. 그간 영화를 보면서도 꿈이라는 생각을 많이 했었는데, 2층에서 무대를 내려다본 경험 이후에는 영화관에서 조금 다른 느낌일 것 같다. 꿈은 꿈이되 잠들 때마다 다시 돌아가는 세계와, 그 세계에 오랫동안 살아온 나를 잘 아는 누군가가 끊임없이 봐야 할 것을 향해 내 고개를 돌리고 들어야 할 것을 귀에 속삭이는 그런 꿈. 

 이래저래 돈만 많으면 즐거운 일은 많은 세상이다. 내가 연기나 춤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은 웃기겠지만, 팬텀은 더 이해할 수 없는 광인의 모습이면 좋지 않았을까. 팬텀은 이해할 수 있으면 공감할 수 없는 캐릭터가 아닌가 싶어서.

by 다시다 | 2009/11/22 15:53 | 감상 | 트랙백 | 덧글(0)

유성

 출근과 유성을 기다리다, 너무 추워서 이런 생각을 했다.

 고통은 실재하되 행복은 고통에서의 해방으로 즉감할 수 있는 것이구나. 지금 뒤돌아 달려가 아직 온기가 남아있는 이부자리로 곧장 파고들어 두근거리던 심장이 진정하는 것을 느끼며 잠들 수 있다면. 그래서 추위, 피로, 긴장에서 놓여난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별을 보겠다고, 아주 짧은 시간 얇은 자욱을 그리고 사라질 수백억 킬로미터 밖에서 찾아온 얼음덩이를 기다리는 나를 만족스러워하는 감정은 허영심이되 소중히 다루고 싶다. 그래서 사는 거지 뭐.

by 다시다 | 2009/11/18 23:58 | 일상 | 트랙백 | 덧글(2)

바스터즈

타란티노의 영화는 말이 많다더니 4개국어 + 자막 한국어로 쉴 새 없이 떠드는데 두 손 들었다.
나치고 뭐고 다 말장난의 향연인데,
축제판에서 혼자 코드를 못 맞추는 바람에 동반자살을 이끄는 존재가 '평론가'라는 점이 재밌다.

영화라는 게 긴박해야 할 때 쪼여주고 뜨거워야 할 때 질러주면 되는 거 아냐?
그래도 내가 1시간 동안 찾아 읽은 이 영화에 대한 리뷰가 모두 거기서 거기라는 점을 타란티노는 유감스러워하지 않을까 싶다.


! 제목이 바스터즈라길래 나는 당연히 busters인 줄 알았다. 나는야 고스트 바스터즈의 후예.

by 다시다 | 2009/11/15 17:53 | 감상 | 트랙백 | 덧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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